▲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세계적인 커피브랜드 스타벅스의 국내법인 ㈜스타벅스코리아가 운영하는 매장은 6월 기준 1천533곳이다. 고용인원은 1만8천52명에 달한다. 통칭 ‘파트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들 모두를 100%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고용노동부는 스타벅스가 청년고용을 선도하는 기업이라며 최근 행사까지 열고 치켜세웠다. 그런데 정말일까. 스타벅스코리아의 파트너는 모두 정규직일까.

“무기계약에, 전일제 근무해야 정규직”
노사정 합의도 “단시간 근로자는 비정규직”

스타벅스 매장에는 네 종류의 직원이 있다. 바리스타·슈퍼바이저·부점장·점장이다. 이들은 매장을 관리하면서 음료를 만들고 손님을 응대한다. 부점장과 점장은 매장운영 관련 업무를 더 하지만 별도의 사무실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큰 차이는 없다. 스타벅스의 주장이 그렇다.

그런데 같은 정규직인데 노동시간·임금체계는 다르다. 바리스타와 슈퍼바이저는 각각 5시간, 7시간을 일한다. 최저임금보다 조금 높은 9천200원을 시급으로 받는다. 부점장과 점장은 8시간 일하고 연봉계약을 한다. 복지제도도 다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리스타의 노동시간이 부점장·점장보다 3시간 짧다는 대목이다. 슈퍼바이저도 1시간 짧다. 전문가들은 이를 근거로 바리스타·슈퍼바이저는 정규직이 아니라고 해석했다. 권영국 변호사(해우법률사무소)는 “정규직 노동의 특징은 단일 사용자와 기간을 정하지 않고 전일제 근무를 하는 것”이라며 “전일제 근무는 법상 노동시간(연장근로 포함 주 52시간)을 기준으로, 이보다 노동시간이 짧은 노동자를 단시간 노동자로 본다”고 설명했다. 2014년 국회 입법조사처도 같은 해석을 냈다. 2002년 옛 노사정위원회(현재 경제사회노사정위)에서 노·사·정이 합의한 비정규직 범위에는 단시간 근로자가 포함된다. 이렇게 되면 스타벅스의 “정규직 100%” 주장은 틀렸다.

노동부 “바리스타, 모두 5시간 일해 단시간 아냐”

헌데 고용노동부는 이를 애써 정규직으로 본다. 하루 5시간 일하는 노동자가 정규직이냐는 질문에 노동부 관계자는 “정규직·비정규직은 법적 용어가 아니라 답변이 어렵다”면서 “근로기준법상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같은 사업장에서 같은 종류 업무를 하는 통상 근로자의 1주 소정근로시간에 비해 짧은 게 단시간 근로자”라고 말했다. 부점장·점장은 매장관리를 하므로 업무가 다르고, 바리스타끼리는 다 5시간 일하니 비교대상이 없어 정규직이란 이야기다.

노동부의 이런 자세는 비정규직 보호를 어렵게 하는 것을 넘어 정규직 해체까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권 변호사는 “노동부 해석대로라면 사업장 내 노동자 모두와 4시간 근로계약을 체결하면 이들 모두가 정규직이란 얘기”라며 “이렇게 되면 법정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설계한 각종 수당과 휴일 체계뿐 아니라 노동관계법 기준이 무너져 종국에는 4시간밖에 일하지 못하는 정규직이 생활을 책임지지 못해 투잡을 하는 정규직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만4천680명 단시간 노동자”
스타벅스 스스로 공시

노동부 설명을 무색케 하는 자료도 있다. 올해 고용형태 공시다. 정규직 100%를 강조한 스타벅스코리아가 정작 공시에는 단시간 노동자가 1만4천680명 있다고 공시한 것이다. 이런 사실을 묻자 노동부는 “통상 8시간 근로를 정규직으로 인식하다 보니 스타벅스가 규정을 오인해 잘못 올린 것 같다”고 대신 해명했다.

허점은 이뿐만 아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계약서도 노동부의 단시간 근로자용 표준근로계약서를 쓴다. 이쯤이면 스타벅스의 정규직 100%가 허위인지, 바리스타·슈퍼바이저가 실제로는 단시간 근로자로서 차별을 받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노동부측은 “구체적인 차별시정 신고가 없어 확인할 길이 없다”고 답변했다.

교대근무 취업규칙 명시 위반했는데
노동부 “근로감독 계획 없어”

노동부의 이런 해명도 스타벅스코리아의 명시적인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 앞에서는 힘을 잃는다. 스타벅스는 바리스타·슈퍼바이저와 단시간 근로계약을 체결해 이들에게 교대근무를 시키고 있다. 매일, 매주 근무시간이 달라 혼란을 겪을 정도다. 그러나 교대근무시 이를 취업규칙에 적시하도록 한 의무는 지키지 않았다. 근기법 위반이지만 노동부는 “근로감독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국정감사 동안 스타벅스 노동문제를 깊숙이 들여다본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정규직 100%’라는 표현은 부적절하고, 노동부 장관이 단시간 노동자인 바리스타·슈퍼바이저 차별 여부를 조사해 시정명령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감독을 안 하는 것은 스타벅스에 대놓고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이미 드러난 몇 가지 사실만으로도 노동관계법을 위반하고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근로감독에 나서 위법·부당행위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스타벅스코리아는 취업규칙을 성실히 개정하고 신규채용을 늘려 노동자의 업무 부담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