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기아차 비정규노동자들이 지난해 7월13일 오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불법파견 처벌과 법원 판결에 따른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농성을 시작하면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법원이 현대자동차에 사내하청업체에서 직접공정을 수행하는 비정규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라고 재차 판결했다. 현대차 생산공장의 모든 공정에 대한 사내하청 노동자 사용이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는 2015년 2월 대법원 판례를 따르는 하급심 판결이 쌓이고 있다.

서울고법 민사1부(재판장 전지원 부장판사)는 27일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12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등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전원에 대한 근로자파견을 인정했다. 다만 일부 지급 임금의 차이로 인해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임을 확인한다”며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고 주문했다. 또 소송 비용 중 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하라고 밝혔다.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일한 사내하청 노동자 12명은 현대차와 사내하청 사이의 도급계약이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한다며 2016년 8월 소송을 냈다. 이들 중 7명은 도장공정(차체의 외관 향상을 위해 도료를 칠하는 공정) 업무를 수행했고, 나머지 5명은 다른 업체에서 엔진제작 공정을 담당했다.

1심은 근로자파견이라며 노동자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도급계약에 의한 법률관계의 실질은 파견사업주인 사내협력업체가 노동자들을 고용한 후 도급계약에 따라 노동자들에게 사용사업주인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현대차의 지휘·명령을 받으면서 자동차 생산업무에 종사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가 사내하청의 담당 공정에 대해 상당한 지휘·명령을 했고, 컨베이어벨트에서 공정을 담당한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현대차 소속 노동자들의 업무와 밀접하게 연동돼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원고를 대리한 유태영 변호사(법률사무소 새날)는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공정을 담당하는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근로자 지위를 재확인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1일 1심에서 현대차 2차 사내하청 소속 노동자에 대해서도 근로자 지위를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