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근로제 기간확대, 임금은 줄고 일자리는 사라져" 장시간 노동으로 과로사 유발... 현재도 OECD 평균보다 2개월 더 일해 ‘탄력적 근로시간제’란 고무줄처럼 특정 기간에는 노동시간을 늘리는 대신, 다른 기간에는 노동시간을 줄 여 ‘평균 노동시간’을 법정노동시간 이내로 맞추는 제도다. 작년 말부터 국회는 탄력근로제 기간을 확대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탄력근로제 도입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탄력근로제는 연평균 노동시간 1,800시간 미만인 나라에서 계절적 변화, 돌발적인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예외적 수단’이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3번째로 가장 많이 일하는 과로사회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OECD 평균보다 연 2개월, 독일보다 4개월을 더 일한다” 라며 “다른 나라만큼 노동시간부터 줄이는 게 먼저”라고 말한다. 탄력근로제 기간이 1년으로 확 대되면 사용자는 한주 최대 64시간(300인 이하 사업장은 주80시간)씩 20주(5개월) 연속으로 일을 시킬 수 있다. 과로사 유발법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과로로 인한 산업재해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 노동부 만성과 로인정기준:12주평균60시간,4주평균 64시간.) 임금도 삭감된다. 현재는 주 40시 간 이상 일하면 연장수당(50%)을 지 급해야 하지만 탄력근로제는 ‘평균 노동시간’만 맞추면 야간, 연장수당 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탄력근로제 기간이 확대되면 6개월에서 1년 동안 최대 12시간(52시간까지) 연장 수당을 안 주고 일을 시킬 수 있다. 일자리도 줄어든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시간 단축법 시행시 13만~18만 명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 봤지만, 탄력근로제 기간이 확대되면 기업은 사람을 뽑지 않을 전망이다. 일감이 많을 땐 노동시간을 늘리고 바쁜 시기가 지나면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탄력근로제 확대 논의를 중단하고 주52시간제가 안착 되도록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탄력근로제 확대 논의에 앞서 노동자 임금보전 지원, 기업 신규고용 지원, 노동시간 사각지대 해소와 노동시간 단축관리 감독 등 정부가 우선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