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이 60여일 파업 끝에 표준계약서를 작성하고 현장에 복귀하기로 합의했지만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중 약 30%는 여전히 표준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택배노조는 일부 대리점 소장들이 부속합의서 문제를 복귀 이후 논의하기로 한 공동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채 부속합의서 서명을 강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전국택배노조는 14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속합의서를 제외한 표준계약서를 5일까지 작성하고 7일 현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합의했지만 이날까지 500여명이 표준계약서를 쓰지 못하고, 계약해지도 철회되지 않아 현장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20여곳 대리점에서 계약해지를 강행하고 부속합의서가 포함된 표준계약서 작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부속합의서에는 ‘당일배송’ ‘주 6일’ 문구가 담겼는데, 노조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를 재논의하기로 하고 파업을 중단했다.
노조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파업에 참여한 1천704명 중 표준계약서를 작성한 조합원은 1천159명으로, 이날 오전 기준 545명이 표준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545명 중 61명은 계약해지를 통보받았거나 계약해지된 상태다.
노조와 CJ대한통운택배 대리점연합회는 지난 2일 즉시 파업을 종료하고 현장에 복귀하기로 합의했다. 공동합의문에는 “표준계약서를 작성하고 복귀하며 부속합의서 논의는 6월30일까지 마무리한다”고 돼 있다. 또한 “대리점과 택배기사 간 계약관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런데 일부 대리점 소장들이 부속합의서 서명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거나 계약해지 통보를 철회하지 않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유성욱 노조 CJ대한통운본부장은 “(개선을 요청한 조합원에 대해) 대리점이 일방적으로 집하금지 조치를 시행해 사실상 업무중단 상태였는데도 이 기간 동안 일을 하지 않았다고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철회하지 않고 있다”며 “명백한 합의 위반이다. CJ대한통운과 일부 대리점에 조속히 공동합의문을 이행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11일 계약해지를 통보한 대리점 21곳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했다. 대리점연합회측은 지난 13일 “쟁의권 없는 일부 조합원의 장기간 계약 불이행으로 사업운영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 노조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치한 계약해지 및 계약갱신 거부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한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