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23일 오후 세종시 SPC삼립 세종공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매장에 빵을 배송하는 화물노동자들의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다. 광주지역에서 시작된 파업이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23일 결의대회를 열고 “노동 탄압을 멈추라”고 주장했다.

노동시간단축 위해 증차 합의했지만…

화물연대본부 광주지역본부 SPC지회는 지난 2일 SPC가 증차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파업을 시작했다. 지회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에서는 파리바게뜨 매장이 늘면서 운행 거리와 운송량도 증가했다. 10여년 전과 비교하면 화물차 한 대가 담당하는 매장이 8곳에서 18곳으로 대폭 늘었다. 이에 따라 화물노동자들은 오전 1시부터 12시간가량의 장시간 노동에 내몰렸다. 지회는 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사측에 지속적으로 증차를 요구했고, 지난 6월 화물차 2대 추가 투입에 합의했다. 하지만 증차에 따른 배송 노선 조정과 관련해 사측이 지회의 조정안을 거부하면서 증차 합의 자체가 사실상 파기됐다. 화물연대본부 관계자는 “SPC가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지회가 제시한 노선 조정안을 거부하면서 시간을 끌었다”고 주장했다.

전국 14개 SPC 사업장의 화물연대본부 조합원 500여명은 지난 15일 연대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SPC의 합의 파기가 광주·전남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화물연대본부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평택 화물노동자들은 지난 4월과 6월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반나절씩 두 차례 파업했다. 이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사측과 합의했는데도 운임에서 손해배상 명목으로 20만~80만원이 공제됐다고 한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정례적으로 노동환경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로 지난해 7월 합의했지만 실제로는 협의체가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게 화물연대본부 주장이다.

“화물노동자 파업은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 위한 것”

화물연대본부는 “화물노동자들이 전면파업을 선언하자마자 사측은 계약을 해지하고, 1인당 하루 1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며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3조는 “사용자는 쟁의행위로 인해 손해를 입은 경우 노조 또는 근로자에 대해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파리바게뜨 화물노동자 같은 특수고용 노동자는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아 쟁의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화물노동자들의 파업에 강경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조합원 한 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현재까지 샤니 광주공장과 파리크라상 원주물류센터, SPC삼립 세종공장과 대구공장 앞에서 농성하던 조합원 47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17일 전남 함평 함평나비휴게소에서 발생한 파리바게뜨 화물차 연료공급선 절단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화물연대본부 관계자는 “아직 용의자가 조합원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본부는 이날 오후 세종시 SPC삼립 세종공장 앞에서 확대간부 결의대회를 열고 “SPC는 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고 시대착오적인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화물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파업하고 있는데, 사측은 이권 다툼이 파업의 원인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경찰은 사측의 비상식적인 노동탄압에 맞선 노조의 투쟁을 폭력행위로 규정하고 강제 진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일노동뉴스>는 반론을 듣기 위해 SPC쪽에 수차례 연락하고 문자를 남겼으나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