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발전 5사 계측제어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 비정규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까지 지연되고 있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동안 단 한 명의 발전노동자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매일노동뉴스>가 입수한 ‘계측제어 경상정비 소분과 12차 회의 자료’에 따르면 한전KPS가 계측제어 부분 경상정비인력의 직접고용 수용 불가라는 입장을 공식 전달했다. 지난 5월 전문가위원이 “계측제어 분야는 (정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상 용역에 가까워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된다”며 ‘한전KPS로의 직접고용’을 조정안으로 제시했는데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계측제어 노동자는 발전기 예방점검·정비 업무를 수행한다. 민간정비사 소속 노동자 250여명이 발전 5사에 흩어져 일하고 있다.

소분과 회의는 한 차례 연기돼 지난 9일 열렸다. 그동안 한전KPS는 “수의계약만 담보된다면 직접고용하겠다”는 취지로 수용 가능성을 열어 뒀다. 그런데 같은날 회의에서 법률검토를 거친 결과라며 “직접고용할 경우 민간정비업체 소송 등 많은 분쟁요소가 생기고, 향후 석탄화력 폐지에 따른 유휴인력 증가로 인한 경영악화 요소로 작용될 것이 예상된다”고 직접고용 수용 불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수의계약이 불투명한 점도 수용불가 이유로 제시했다.

발전 5사쪽은 “처우개선과 고용안정 등의 방식으로 논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소관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힘이 되지 못했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발전사에서는 소관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의견을 전달했는데 산자부는 ‘협의체 합의를 통해 전환방식을 결정하라’는 원론적인 대답만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근로자위원과 전문가위원은 한전KPS 직접고용(조정안) 불가로 소분과 회의의 무기한 정회를 요청했다. 발전 5사나 한전KPS가 전향적인 입장을 내지 않는 한 회의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계측제어 경상정비 소분과 회의는 경상정비 노·사·전문가 협의체가 올해 2월 내놓은 중간합의문에 따라 정규직 전환 관련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당시 합의문에는 최대 6개월 안에 합의를 추진하기로 했지만 실패했다.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 비정규 노동자들 역시 여전히 비정규직 신세다. 지난해 5월 한전산업개발 재공영화를 통한 정규직 전환에 합의했지만 재공영화가 지연되면서 정규직 전환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