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택배노조(위원장 진경호) CJ대한통운본부가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이달 말 전면파업을 한다고 예고했다.

택배노조는 20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전 CJ대한통운본부는 전국 80여곳 지회장들이 참석하는 대표자회의에서 이달 28일 파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CJ대한통운측이 택배요금 인상분을 택배노동자 처우개선에 써야 한다는 취지의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4월 택배요금 170원을 인상했는데 이중 38.3원만 분류작업 비용으로 지급하고 있고, 내년 1월부터 택배요금 100원을 추가로 인상할 예정인데 이 중 20원만 분류비로 지급하기로 해 연간 3천481억원가량의 초과이윤을 가져간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최근 CJ대한통운 대리점협력회의·집배점협의회는 ‘사회적 합의비용을 위한 기타운임 인상 반대 입장문’을 통해 “모자랄 수밖에 없는 분류비용 38.3원을 지급한 뒤 그 책임을 대리점에 떠넘기고 있다”며 “왜 사회보험비용 12.6원 중 실비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본사가 가져가냐”고 지적했다.

노조는 표준계약서도 부속합의서를 통해 무력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조가 공개한 부속합의서에는 당일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주 6일 근무를 수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도입된 표준계약서의 애초 취지는 퇴색하고 오히려 장시간 노동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경호 위원장은 “롯데·한진·로젠택배의 경우 170원 인상분 전부(분류인력 150원+보험비 20원)를 택배노동자 처우개선에 쓰는데 CJ대한통운만 초과이윤을 가져가고 있다”며 “표준계약서도 부속합의서를 통해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택배요금 인상분 공정한 분배 △표준계약서 관련 부속합의서 즉각 철회 △저상탑차 문제 근본 대책 마련 △노조 인정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 퇴임을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다. 노조는 23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한다. 파업에는 본부 조합원 2천700여명 가운데 쟁의권을 확보한 1천650여명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