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훈 기자>

미용실 스태프 노동자 94%가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헤어디자이너의 평균 시급은 7천697원으로 올해 최저임금보다 1천23원 적다.

청년유니온(위원장 이채은)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년재단 강당에서 미용실 스태프·헤어디자이너 근로조건 실태조사 결과발표회를 열었다. 청년유니온은 지난 9월부터 한 달간 미용실에서 스태프·헤어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만 29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스태프 333명과 헤어디자이너 172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일반적으로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스태프로 일하게 된다. 스태프는 2~3년간 기술을 배우고 헤어디자이너로 승급한다.

미용실 스태프의 평균 시급은 6천287원으로 최저임금의 72%에 그쳤다. 이들은 한 달에 교육비와 재료비 명목으로 22만원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비와 재료비를 공제한 월평균 실소득은 129만7천원으로 29세 이하 비혼 단신근로자의 실태생계비 평균값 210만원의 62%에 불과했다. 주당 근로시간은 평균 48시간으로 통상적인 전일제 노동자의 근로시간보다 길었다.

응답자 8.1%는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위약금을 내야 한다”고 답했다. “3개월 이내에 일을 그만두면 100만원을 내야 한다”거나 “지금까지 받은 모든 임금을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스태프를 거쳐 헤어디자이너가 된 경우에도 열악한 노동환경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응답자 76%가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시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9%는 기본급 없이 소득 전체를 성과급에 의존하고 있었다. 주당 근로시간은 평균 53.7시간으로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 44%는 “일주일에 60시간 이상 일한다”고 답했다.

미용실에서는 노동자들이 일어서서 근무하면서 염색약 같은 화학약품에 상시적으로 노출된다. ‘하지정맥류나 피부병 같은 직업병을 앓고 있냐’는 질문에 66.9%가 “그렇다”고 답했다. 헤어디자이너 대다수는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4대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응답자 96%가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다”고 답했다. 사실상 ‘무늬만 프리랜서’라는 지적이다.

이채은 위원장은 “고용노동부는 미용실 노동자들에 대한 최저임금 위반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근로감독과 행정지도를 강화해야 한다”며 “미용 산업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헤어프랜차이즈 본사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