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현대제철 자회사 현대ITC가 9월1일 출범을 앞둔 가운데 현장 안전사고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현대ITC가 사내하청업체 공정과 자회사 공정을 분리 운영하는 과정에서 사내하청 노동자 업무가 대폭 변동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31일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지회장 이강근)에 따르면 최근 사내하청 노동자 파업으로 대신 투입된 사내하청업체 관리직원과 원청이 업무를 대신 수행하면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숙련 인력 투입에 사고 잇따라”

지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사내하청업체 관리직원 A씨가 코일을 밴드로 묶는 공정을 수행하다, 그립(GRIP)로봇과 충돌한 코일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코일에 사람이 맞았다면 중대재해로 이어질 뻔했다. 코일을 나르는 체인 컨베이어벨트가 멈춰 서자 ‘안전모드’를 ‘정비모드’로 바꿔 직접 체인컨베이어를 이동시키려다 발생한 일이다.

지회가 파업을 시작한 23일께에는 파업노동자 대신 투입된 현대제철 직원이 천장크레인을 이용해 쇳물이 담긴 통(래들)을 옮기다 구조물을 쳐, 구조물이 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회는 “충돌지점을 이동하는 인원이 있었다면 낙하물에 크게 다치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자회사 노동자와 사내하청 노동자가 혼재해 일하면서 사고 위험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9월2일 폐업을 예고했던 사내하청업체 ㅇ사는 폐업을 철회했고, ㅅ사가 같은달 30일 폐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상규 지회 법규부장은 “폐업을 예고한 ㅇ사 공정은 현대ITC가 운영하기로 한 공정”이라며 “해당 업체가 유지되는 9월30일까지는 지회 조합원들과 현대ITC 직원과 함께 일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크레인 조정은 자회사 직원, 신호수 역할은 하청업체 직원이 담당하면서 두 회사 노동자 간 손발이 맞지 않아 사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현대ITC는 이날 소속 직원 일부에게 “현재 계신 공정에 파업으로 인해 인원배치가 어렵다”며 “파업이 종료되고 안정이 될 때까지 현 공정에서 근무를 부탁드린다”고 고지했다.

“뿌리 깊은 차별 되물림
자회사 반대하는 이유”

현대제철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 지회 조합원의 파업은 이날로 8일째 이어지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12년째 일하고 있는 최창복(38)씨는 “차별과 불법의 다른 이름 현대제철 자회사를 거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일을 하지만 그의 소속 업체는 5번, 사장은 7번 바뀌었다.

최씨는 “막내가 6~7살 때 아이들과 노는데 ‘너네 아빠 정규직이야 비정규직이야’를 묻고, ‘협력업체 직원이면 따돌리고 놀지 않는다’고 했다”며 “가족들까지 차별을 받을까 당진이 아닌 천안으로 이사해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를 견디게 하는 것은 부인의 응원이다. 최씨는 “투쟁에서 이길지 질지 모르겠지만 힘닿는 데까지 투쟁한다고 하니 아내도 응원해 줬다”며 “오늘이 아내 생일인데 이렇게 집회를 나와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자회사를 설립해 사내하청 노동자를 고용하겠다는 현대제철을 비판하는 노동·사회·종교단체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한국진보연대·노동문제연구소 해방·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제철은 불법파견을 고착하려는 자회사 설립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