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의 노동자들은 8월 23일부터 전면파업을 선언하고  100여명은 당진 현대제철 통제센터에 들어가 농성을 하고 있다. ⓒ 백승호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의 노동자들은 8월 23일부터 전면파업을 선언하고 100여명은 당진 현대제철 통제센터에 들어가 농성을 하고 있다. ⓒ 백승호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의 노동자들은 8월 23일부터 전면파업을 선언하고  100여명은 당진 현대제철 통제센터에 들어가 농성을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월 17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사내협력업체 5개사 11개 공정 749명의 노동자들이 불법파견에 해당하니 3월 22일까지 직접고용하라는 시정지시를 내린지 6개월 만이다. 그 동안 현대제철은 시정지시를 이행하지 않았고 노동부는 120억원에 달하는 과태료 처분을 내렸지만 현대제철은 이또한 모르쇠로 일관했다. 고용노동부의 시정지시를 이행하지 않고, 과태료는 못내겠다고 버티던 현대제철은 7월말 금속노조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현대ITC 자회사로 하청업체노동자를 고용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15개 업체를 8월 31일 폐업한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자회사에 채용 원서를 내는 하청노동자들에게는 불법파견 소송취하서와 부재소동의서를 요구했다. 그동안 발생한 불법을 문제제기하지 않는 조건으로,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도 아니고, 현대ITC 자회사라는 이름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라는 말이다. 

대한민국 근로기준법 제9조는 아래와 같다.  

제9조 (중간착취의 배제)
누구든지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의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 

 

IMF 외환위기 이후 정부와 자본이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통해 국가경쟁력강화, 기업하기 좋은나라, 노동의유연화를 하겠다며 만든 근로자파견법으로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중간착취의 배제가 일부 업종에서 허용된다. 그러나 제조업에서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0년 초반 이미 제조업을 포함하여 모든 노동현장에 불법이 만연했고 금속노조는 2004년 불법파견철폐 투쟁을 기획한다. 

금속노조가 기획하여 2004년 5월 27일 59개 원청회사와 923개 하청업체에 집단진정서를 노동부에 제출하면서부터 시작된 불법파견철폐투쟁의 역사가 올해로 17년에 이르고 있다. 2004년말 현대자동차 울산, 전주, 아산공장에 1만여명의 비정규직노동자가 불법파견에 해당하니 시정하라고 명령했을 때 현대자본은 이를 무시했다. 2005년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동자들은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시작했고 2010년 7월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불법파견이 확인되었다. 현대자본은 승소한 최병승조합원 단 한명만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분노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동자들의 1공장점거투쟁과, 철탑농성등의 투쟁의 결과 2013년, 노동부에서 불법파견을 확인한지 10년만에 현대자본은 처음으로 교섭에 나와 금속노조와 합의에 이르러 올해까지 9,000여명의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채용되었다.

그러나 이 합의 또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의 취하와 부재소합의를 전제로 근속과 체불임금등을 포기할 것을 강요한다는 문제로 인해 반대하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지금 이시간에도 법적인 소송을 포기하지 않고 싸워 대법판결을 앞두고 있다. 역시 현대자본인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또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의 대법 승소를 앞두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에서 비정규직노동자는 신규채용에 응하든지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해 정규직으로 전환까지 투쟁하든지 두가지 길이 있고, 두 경우 모두 적어도 정규직으로 직접고용되는 방식이다. 

현대제철이 지금 금속노조와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자회사는 제3의 방식이고, 이미 현대자동차에서 금속노조와 합의한 직접고용을 후퇴시키는 기만적인 안이다. 불법파견은 중간착취할 수 없는 사용자가 중간착취 하는 문제에 대한 제기이다. 원청회사가 하청회사 노동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면서 그 책임을 지지 않음으로 인해 하청노동자들이 죽고, 다치고, 저임금과 모욕적인 노무관리를 감당하도록 노예노동을 강요하는 문제이다. 

자회사가 되면 다른가. 현대제철 공장안에 사내협력업체가 현대ITC라는 자회사로 이름을 바꾸어 운영을 해도 중간착취의 문제는 똑같이 남는다. 현대ITC는 자회사에 채용될 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 정규직임금의 80%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뭐하는 짓인가. 불법파견 소송취하와 부재소합의를 통해 그동안의 불법을 은폐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공식적으로 정규직과 차별하는 노동자를 운영하겠다고 이미 밝히고 있다. 정규직보다 적게 받는 20%는 누가 가져가는가? 현대ITC 회사가 챙길 것 아닌가. 이게 중간착취다. 자회사로 가도 불법파견이다. 이러니 기만적인 꼼수라고 말하는 것이다. 

현대제철이 비열한 것은 또 있다. 자회사를 관철시키는 방식이다. 일방적으로, 한달 후 15개 업체를 폐업한다고 밝히고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불법을 고치라고 노동부에서 명령이 내려왔고,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의 승소를 앞두고 있는 마당에 직접고용은 고사하고 해고라니, 도대체 이걸 어떤 노동조합이 동의할수 있는가.  

올해 1분기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3039억원 이며, 2분기도 5300억원 이상의 실적이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노동자의 죽음이 반복되는 공장이다. 고로에서 쇳물에 녹아 죽고, 가스실에 갇혀 6명이 한꺼번에 죽고, 떨어져 죽고, 끼어죽는 공장이다. 현대그룹 정의선이 금수저 물고 태어나 정몽구에게 물려받아 해마다 챙기고 있는 저 수천억 이윤에는 사내협력업체 5천여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피와 눈물이 들어있다. 


자회사 어림없다. 정의선은 당장 교섭에 나와 사죄하고 직접고용 이행하라.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 ⓒ 백승호 기자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 ⓒ 백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