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불법파견 노동자 직접고용 책임 회피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현대제철 자회사 현대ITC에 최근 폐업통보한 사내하청업체 15곳 가운데 13명의 대표가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상무가 대표이사인 점까지 고려하면 외피만 바꾼 제2의 사내하청업체라는 설명이다. 현대ITC는 다음달 1일 설립 예정이다.

금속노조 비정규대표자회의와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지회장 이강근)는 17일 오후 현대제철 당진공장 C지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강근 지회장은 “폐업공고한 사내하청업체 15곳 대표 가운데 8명은 현대ITC 임원급으로, 5명은 현장 관리자급으로 자리를 옮긴다고 한다”며 “이 가운데 일부는 현대제철을 비롯한 현대 제조업 계열사 관계자였다가 사내하청업체 사장으로 지냈던 인사”라고 설명했다. 지회 주장대로라면 현대제철 관계자들이 퇴사 후 사내하청업체를 꾸려 10여년간 불법파견을 자행해 놓고, 불법파견 소지를 비껴가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을 받는 자회사에 다시 합류하는 셈이다.

현대제철 공장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상 파견 금지업종이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10여년간 사내하청 노동자를 파견노동자로 사용하던 것이 발각돼 최근 잇따라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졌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7일 당진·인천·포항 사업장에 계열사를 설립해 사내하청 노동자 7천여명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취하한다는 부제소 확약서까지 요구하고 있다. 법원에 계류 중인 다수의 관련 소송을 피하겠다는 의지다.

현대제철이 자회사 설립을 강행하면서 고용위기도 커졌다. 폐업한 사내하청업체 15곳의 노동자 2천512명이 일자리를 잃을 상황이다. 이강근 지회장은 “일부 자회사 입사를 신청해 해고를 피하는 노동자도 있을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고용위기가 도래할 상황”이라며 “현대제철 비정규 노동자는 불법파견을 제소했다는 이유로, 지회 지침에 따라 자회사로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10년 넘게 일해 온 일자리를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날 노동자들은 “법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노동자들은 “법원판결과 고용노동부 시정명령 내용은 불법파견 확인시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하라는 것”이라며 “범죄행위를 은폐하려는 꼼수를 밀어붙이지 말고 불법파견 문제 근본 해결을 위해 피해당사자를 포함한 교섭테이블을 만들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